사라진 아이를 찾아서 - 구원의 날
부모가 된 뒤에 아이와 관련된 이야기에 유독 눈물이 많이 납니다.
최근 정연이 학대 사건도 그렇고 실종, 유괴, 사이비 종교의 납치, 감금 등의 일들은 참을 수 없는 분노와 슬픔을 느끼게 합니다.
정해연 작가의 작품은 처음 접하지만 띠지의 '아이가 사라진 밤, 3년 전 그날의 진실이 드러난다'라는 강렬한 카피가 눈길을 끌었습니다.
표지의 공중전화 그림은 유괴범이 건 전화를 상상케 되네요.
일반적인 아동의 유괴 사건을 그린것이 아니라 아이를 찾는 과정을 통해 나타나는 '상실과 치유의 감동 스릴러'라는 부분이 더 와 닿았습니다.
그냥 아이를 찾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그 이후의 가족이 회복되는 과정이 더 궁금했거든요.
예원은 3년 전 아들 선우와 불꽃놀이를 갔다가 아이를 잃어버립니다.
선준의 사고로 마음의 여유가 없어진 예원은 그만 선우를 향한 손을 놓아버린 것이죠.
그 사건 이후 이 부부는 선우를 찾기 위해 모든 방법을 다 동원합니다.
급기야 예원은 죄책감으로 인해 마음의 병을 얻어 정신요양원에 입원하기까지 하죠.
그러던 어느날, 예원은 병원에서 선우만이 아는 노래를 부르는 로운을 만나게 되고
마치 그 아이가 선우인듯 로운을 데리고 몰래 병원을 빠져 나가게 됩니다.
다시 병원으로 돌려 보내려 할때 로운이 입에서 선우를 안다는 놀라운 사실을 듣게 됩니다.
하지만 그곳은 베일에 쌓여있는 사이비 종교단체인데요...
내 아이를 기억하는 유일한 아이
그리고 이것이 마지막 기회임을 직감한 부부의 처절한 몸부림.
과연 이들은 아들을 찾을 수 있을까요?
진실을 향해 다가갈수록 긴장감이 느껴지는 이야기와 함께
온전한 가정의 모습과 부모의 역할 등 참 많은 것을 생각케 되었습니다.
또한 장르적인 재미와 감동 어느것 하나 놓치지 않은 작품이었습니다.
작가의 말처럼 이것은 손에 대한 이야기 입니다.
사막같이 버석거리는 삶 속에서 로운을 놓아버린 예원의 손,
분노로 가득한 예원을 진정시켜주는 로운의 손,
관심과 애정을 받기 위해 자해하던 로운을 따뜻하게 감싸주던 예원의 손.
그리고 또한 용서의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우리는 살면서 많은 손을 잡고, 놓고, 놓친다.
하지만 놓친 손은 다시 잡을 수 있다.
그걸로 우리는 용서하고 용서받을 수 있는 것이다.
그래, 결국 용서의 이야기다.
P.285 작가의 말 중에서
가족이란 서로에게 상처를 줄 때도 있지만 결국 서로 용서하고 이해하며 사랑하는 것이겠죠.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의 제목인 <구원의 날>은 서로를 용서하는 날을 의미하는 게 아닐까요?
또한 지금도 아이를 잃어버려 실의에 빠져있는 부모들에게도 <구원의 날>이 찾아오길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해당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