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설픈 영화이야기

[자산어보] 공부를 왜 하느냐고 묻거든

유노유나유니 2021. 6. 4. 13:15

안녕하세요

ch9 Ent. (채널나인 엔터테인먼트) 입니다.

행복한 하루 보내고 계신가요?

다들 바쁜 가운데서도 적절한 쉼과 배움의 의미 있는 날들 되시길 바랍니다.

 

이번 주는 아름다운 영상과 시원한 바다를 감상할 수 있는 작품을 준비했습니다.

[자산어보 (The Book of Fish, 2019)] 입니다.

 

 

 

'자산어보'는 정약전이 쓴 조선시대 어류 백과사전이라고 배웠던 기억이 나네요.

(T.M.I 우리나라 최초의 어류 백과사전은 1803년 김려가 지은 '우해이어보'라고 합니다.

'자산어보'보다 11년 먼저 쓰였다고 하네요)

하지만 책을 쓴 시대적 배경이라든지 내용은 잘 몰랐는데요,

이준익 감독은 책 서두에 이름만 적혀있던 '창대'라는 인물을 끄집어내어 생명력을 불어넣고 더 풍성한 이야기를 만들어 냈습니다.

더군다나 정약용과 정약전의 이야기들을 한대 묶어서 더 생생한 인물로 묘사를 해 냈네요.

역시 작가들의 상상력이란~!

 

영화는 정약전이 흑산도로 유배를 가면서 그곳에서 고기를 잡는 청년 창대와 벗이 되는 이야기입니다.

정약전은 양반과 천민의 구분이 없는 평등한 세상을 꿈꿉니다.

창대는 상어를 잡다가 우연히 얻어걸린다는 거대 돔을, 처음부터 거대 돔을 잡기 위해 상어를 미끼로 쓸 만큼 똑똑한 인물입니다.

서로에게 연구와 가르침을 주면서 진정한 벗이 되어가는 과정을 담담하게 보여주고 있죠.

'벗을 깊이 알면 내가 더 깊어진다'는 정약전의 대사에서 두 사람의 끈끈한 관계를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공부를 하는 이유에서는 두 사람이 서로 달랐습니다.

창대는 출세를 위해 글을 공부하지만, 정약전은 외울 줄 밖에 모르는 공부는 의미 없다고 이야기하죠.

 

'외울 줄 밖에 모르는 공부가 나라를 망쳤다'

 

공부를 하는 이유가 백성을 위한 마음인지, 본인의 출세를 위함인지 먼저 따져 봐야 한다는 일침이죠.

순간 우리나라의 교육 현실이 떠올랐습니다.

사물의 이치를 깨닫고 현실에서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 더 나은 세상을 위한 방편으로 학문을 배워야 하는데

이유를 모른 채 무조건 외우기만 하는 공부가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학창 시절 이런 의미들을 알려주셨더라면 좀 더 즐겁게 공부할 수 있었을 텐데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금 여러분은 어떠신가요?

왜 공부를 하는 걸까요?

한 번쯤은 깊이 고민하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설경구는 사극이 처음인데 의외로 사극톤이 잘 어울렸습니다.

담담하게 내뱉는 그의 대사 한마디 한마디가 흑백의 배경과 무척 잘 어울려서 여운이 깊게 남았네요.

[동주]와 [박열] 등 이준익 감독의 시대극은 믿고 볼 만하네요.

 

영화 후반부 창대가 다시 흑산도로 돌아오는 장면은 오래도록 긴 여운을 남기네요.

잔잔한 파도를 헤치며 바다를 바라보는 마지막 장면에서 마치 흑산도로 초대하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영상미도 좋고 생각할 거리도 던져주는 좋은 작품입니다.

가족과 다 함께 보시면 좋겠네요 ^^

 

 

<줄거리>

“이 양반은 대역 죄인이니 너무 잘해줄 생각들 말어”
순조 1년, 신유박해로 세상의 끝 흑산도로 유배된 ‘정약전’.
호기심 많은 '정약전'은 그곳에서 바다 생물에 매료되어 책을 쓰기로 한다.
이에 바다를 훤히 알고 있는 청년 어부 ‘창대’에게 도움을 구하지만
‘창대’는 죄인을 도울 수 없다며 단칼에 거절한다.

“내가 아는 지식과 너의 물고기 지식을 바꾸자"
‘창대’가 혼자 글공부를 하며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 ‘정약전’은
서로의 지식을 거래하자고 제안하고
거래라는 말에 ‘창대’는 못 이기는 척 받아들인다.
둘은 티격태격하면서도 점차 서로의 스승이자 벗이 되어 간다.

"너 공부해서 출세하고 싶지?"
그러던 중 '창대'가 출세하기 위해 공부에 매진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 '정약전'은 크게 실망한다.
‘창대’ 역시 '정약전'과는 길이 다르다는 것을 깨닫고
'정약전'의 곁을 떠나 세상 밖으로 나가고자 결심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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