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 지켜보고 있다 - 아임 워칭 유

길을 가다가 우연히 다른 사람이 곤경에 처하는걸 목격했다면 어떻게 하시나요?
오지랖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고 타인의 삶에 괜히 엮이고 싶지 않아 그냥 지나칠 수도 있고, 아니면 적극적으로 도움을 줄 수도 있겠죠.
아마 저는 케이스 바이 케이스로 어떤 일이냐에 따라 다를 것 같습니다.
여기 우연히 타인의 일에 목격자가 되어 큰 사건에 휘말리게 된 엘라라는 여인이 있습니다.
그녀는 런던으로 가는 기차 안에서 교도소에서 막 출소된 남자 두명이 시골 소녀 애나와 세라에게 다가가는 것을 목격합니다.
엘라도 엄마이기에 걱정되는 마음에 도움을 주기로 결정하지만 어떤 계기로 마음을 바꾸게 됩니다.
다음날 아침, 기차에서 봤던 애나 밸러드가 실종되었다는 뉴스를 보고 충격에 빠집니다.
"내가 그때 개입했다면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을까?"
애나 실종 1년 후.
그동안 엘라는 '방관한 목격자'라는 비난을 한몸에 받으며 고통에 시달렸는데요, 1주년 방송을 계기로 정체모를 한통의 검은 엽서가 배달됩니다.
엽서에 담긴 메시지는 그날의 사건을 다시 떠올리게 하는데요, 과연 의문의 엽서를 보낸 사람은 누구며 애나는 어떻게 되었을까요?

<아임 워칭 유>는 15년간 BBC TV 뉴스의 앵커로 활동하고, 신문, 잡지 등의 저널리스트로 25년 넘게 활동하며 여러 범죄를 다뤄온 테레사 드리스콜의 작품입니다.
범죄가 무고한 피해자는 물론이고 가족, 친구, 목격자의 인생을 뒤흔드는 모습을 수없이 지켜보며 큰 충격을 받았다고 합니다.
지금까지의 범죄소설이 주로 피해자나 가족의 입장에서 쓰여진 작품이 많았는데 이 소설은 목격자의 입장을 추가하여 목격자 역시도 같은 불안과 고통을 받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합니다.
소개글을 읽었을때는 단순히 목격자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되나 했었는데, 사건에 얽힌 다양한 사람들의 시선으로 범죄를 바라보게 됩니다.
죄책감과 고통에 시달리는 목격자,
엽서를 보낸 사람을 추적하는 탐정,
피해자인 애나의 가족을 중심으로 한 아버지,
또 하나의 중요한 비밀을 품고 있는 세라의 이야기인 친구
이렇게 모두 진실을 숨기고 진실을 파헤치려는 각 인물의 시점으로 섬세한 심리묘사와 긴박한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소설을 다 읽어 보니 <아임 워칭 유>라는 제목에는 중의적인 의미가 있다는 걸 알게 되네요.
'내가 지켜 보고 있어'
스포일러라 말씀드릴 순 없지만 끝까지 진실을 밝혀나가는 재미와 의외의 반전이 흡입력있게 끌고 가는 재미가 있는 작품이었습니다.
다만 반전을 위해 뿌려놓은 떡밥들과 차곡차곡 서사들을 쌓기까지는 좋았지만 범인의 범죄이유가 설득력이 부족한 것 같아서 조금 아쉽기는 했네요.
범죄라는게 하나의 단순한 원인으로 발생할 수도 있지만 여러 다양한 요소들이 복합적으로 얽혀서 일어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만큼 수사하는 입장에서는 여러 목격자들의 증언과 주변 사람들의 진술이 더욱 중요해져서 더 힘들것 같네요.
갈수록 프로파일러의 역할이 더 중요해지는것 같습니다.
추리소설을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긴장감 넘치는 이번 작품을 한번 읽어 보시면 좋을 것 같구요,
'내가 이런 상황에 처한다면 타인의 일에 개입할 것인가'에 대해 한번쯤 고민해 보시는 것도 좋겠습니다.
[해당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