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서평 읽기

인생사 공수래 공수거 - 종이 울리면 자리에 앉는다

유노유나유니 2021. 12. 17. 12:12

 

'100일 동안 100억원씩 챙긴 세 남자의 전설적인 이야기'라는 부제에 관심이 확 끌려서 읽게 되었습니다.

요즘처럼 경기가 안 좋고 부동산 가격은 폭등하고, 부에 대한 열망이 큰 시기에 어떻게 저렇게 큰 돈을 모을 수 있을까? 하는 궁금증으로 보게 되었습니다.

시작은 송진우라고 하는 영화감독이 갱년기 우울증이 찾아올 무렵 <쉘 위 댄스>라는 영화를 보고 춤을 배우겠다고 결심하는 것으로 시작됩니다.

고교 동창인 선규의 소개로 <영준춤방>의 박영준을 만나게 되고 한참 춤의 세계에 빠져들 무렵 영준은 진우에게 뜻밖의 제안을 하게 됩니다.

'성공다방'에서 그들의 인생을 바꿀 거대한 부동산 사기 프로젝트를 계획하는데요, 이를 위해 진우는 장국영을 닮은 서정식을 캐스팅 합니다.

진우는 자신의 오래된 꿈인 영화 촬영을 꿈꾸며, 또한 정식은 장편소설 <영겁회귀>를 완성하기 위해 이 사기극에 가담합니다.

600억이 달린 프로젝트.

부정 축재한 돈은 불법적 방법으로 편취해도 죄가 되지 않는다는 논리로 이 큰 돈을 가로채려는 삼인방.

과연 이들의 사기극은 성공할까요?

자본주의 사회에서 유일한 진실은 돈입니다.
우리는 그 유일한 진실을 찾기 위해 몸부림치는 거예요.
즉 우리의 몸짓은 이 시대의 가장 아름다운 예술행위라고 볼 수 있어요.
P.194

 

영화처럼 단순히 세사람의 사기극에 초점을 두고 읽는다면 범죄소설의 긴장감이나 성공 이후의 통쾌함은 별로 없습니다.

더군다나 그들이 사기를 치려는 목적이 의적처럼 나쁜사람을 응징하려는 의도도 없구요.

저자의 말처럼 이야기의 배경은 독자들의 흥미를 끌 만한 부동산 사기극이지만 주제는 영준의 입을 통해 말하는 '신이 증발한 시대에 인간의 가치를 어떻게 자리매김할 것인가' 하는 철학적 모색을 하고 있습니다.

진우가 집필하고 있는 책 <영겁회귀>나 <그리스인 조르바>, 니체, 장자, 차라투스트라 등 철학이 등장하는 이유는 삶과 죽음의 모든것이 하나의 원으로 보고 결국 어떤 인생을 살다 갈것인가에 초점을 두고 있기 때문입니다.

전국에 부동산 광풍이 휘몰아쳐 전 국민을 물질적 가치의 노예로 전락시키는 작금의 사태에 경종을 울리고 싶어 이 소설을 쓰게 되었다고 하는데요, 작가의 의도대로 그리 잘 드러나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표지의 '두 명의 루저와 한 명의 아웃사이더가 벌이는 이 사회에 대한 통쾌한 복수극!' 이란 표현은 전혀 통쾌하지도 않고 사회에 대한 복수도 아니기에 어울리지 않는다는 생각입니다.

장르적인 재미보다는 철학적 고민을 하게 되는 작품이었습니다.

 

[해당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