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서평 읽기

남편이 내 복제인간과 바람을 피웠다 - 일회용 아내

유노유나유니 2022. 2. 24. 12:19

 

복제인간은 인간의 정체성을 얼만큼이나 가지고 있을까요?

클론과 사랑에 빠지고 클론이 임신을 하고 나를 대신한다..?

소설이니까 가능한 이야기겠죠.

'남편이 나를 닮은 복제인간과 바람을 피웠다'는 자극적인 소재가 흥미를 유발시킵니다.

남편이 아내를 두고 클론을 만들었다는건 결혼생활이 원만하지 않다는 이야기가 될테고, 하지만 클론을 아내와 똑같이 만들었다는건 그래도 아내를 사랑하는 구석이 조금은 남아있다는 건데요.

이건 사랑일까요 집착일까요?

이 소설의 주인공인 에벌린 콜드웰 박사는 복제인간에 대한 연구 성과를 인정받아 염원하던 과학상을 수상합니다.

학계에선 인정받는 과학자였지만 남편에게는 이혼을 통보받은 상태였죠.

상대는 바로 자신을 닮은 복제인간인 마르틴.

심지어 마르틴은 임신까지 한 상태입니다.

다음날 남편 네이선이 마르틴에게 살해당했다는 소식을 듣게 되고 에벌린은 마르틴과 일을 수습하기 위해 기묘한 동행을 시작합니다.

이 작품이 여타의 SF소설과 다른 점은 클론을 통해 인간의 정체성과 윤리적인 문제를 다루고 있음과 동시에 가정폭력이나 가스라이팅 등 '순종적인 여성성'을 지향하는 사회에 대한 비판도 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거기에 복제당한 사람과 복제한 사람이 이루는 기묘한 지배-피지배 관계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관점을 생각하게 합니다.

마르틴은 네이선에 의해 완벽히 순종적인 와이프로 만들어졌습니다.

어떤 생각이나 철학 없이 남편을 내조하고 네이선이 바라는 완벽한 아내로 만들어진거죠.

에벌린이 아이를 원하지 않았기에 더더욱 임신이 가능한 클론을 만들어 냈던거죠.

아이러니하게도 에벌린은 자신의 복제인간인 마르틴을 만나고 나서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 더 깊이 돌아보게 되고 마르틴을 한 '인간'으로 바라보게 됩니다.

연구성과 역시도 괄목할만한 업적을 이루게 되죠.

마르틴 역시 시간이 지날수록 스스로 생각하고 행동하는 자발성을 띠게 됩니다.

스릴러적인 측면에서도 에벌린이 새로운 클론을 만드는 과정에서의 긴장감, 그리고 후반부 네이선의 놀랄만한 진실을 발견했을 때 오는 충격 등 재미도 놓치지 않고 있습니다.

중간에 클론을 만드는 과정이나 윤리적, 법적 문제는 대충 넘어가기도 하는데요, 전체적인 흐름으로 봤을때는 크게 거슬리거나 하지는 않습니다.

한국판 제목인 <일회용 아내>보다 원제인 <ECHO WIFE>가 더 와 닿는데요, echo는 울리다, 메아리치다의 뜻도 있지만 다른 비슷한 생각 등을 상기시킨다는 뜻도 있습니다.

컴퓨터에서는 화면이나 파일로 상황을 알리는 문자열을 출력할 때 사용되는 명령어이기도 합니다.

그러니까 ECHO WIFE는 마치 거울을 보듯이 나를 떠올리게 만드는 완벽한 복제인간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결말도 결말이지만 작가의 말에 나오는 고백을 통해 작품의 무게감이 훨씬 더 느껴지네요.

그냥 가볍게 읽을 수 만은 없게 만드는 힘이 있습니다.

같지만 서로 다른 두 여인이 서로를 이해하기까지의 긴 여정을 SF와 스릴러라는 장르를 통해 잘 표현해 낸 작품인 것 같습니다.

신선한 소재와 재미로 가득한 작품이니 읽어보시길 추천해 드립니다.

[해당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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