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가 컸기에 조금은 더 아쉬운 - 뮤지컬 마마누요 솔직후기
기대가 너무 컸던 탓일까요?
조금은 기대에 못미치는 공연을 보고와서 아쉬운 마음으로 후기를 남깁니다.
저도 크리스천이고 뮤지컬을 좋아하며 그 누구보다도 좋은 문화가 이 땅에 많이 퍼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사람입니다.
공연을 기획해보기도 했고, 기독교 영화비평에 관심이 많고 지금도 많은 공연과 영화를 보러 다니는, 그래도 조금 더 문화쪽에 관심이 많은 사람으로서 후기를 써 봅니다.
1. 개그맨 표인봉이 목사가 되었다는 소식은 깜짝 놀랄만한 뉴스였습니다.
어릴적 틴틴파이브나 순풍산부인과에서 보던 웃기던 모습과는 다른 진지한 모습에 놀라기도 했지만, 그를 사용하시는 하나님의 놀라운 계획에 감탄하기도 했습니다.
그가 이번 뮤지컬 마마누요를 연출한다는 소식에 얼마나 재미있는 작품일까 기대하며 기다렸습니다.
2. 마마누요는 성경의 4복음서인 마태복음, 마가복음, 누가복음, 요한복음의 앞글자를 따서 만든 말입니다.
복음의 메시지를 전하겠다는 의지를 강력하게 표명하는 작품이지요.
제목처럼 주제는 선명하고 확실합니다.
모든 사람들에게 하나님의 복음을!
3. 왜 유명 연예인들이 회심하고 만든 복음적인 컨텐츠들은 과감한 시도들을 하지 못할까요?
제가 늘 가지고 있는 의문입니다.
실력있는 뮤지션들이나 영화감독 등 세상에서 파격적인 퍼포먼스나 새로운 시도들로 인정을 받은 연예인들이 기도하며 준비한 CCM 앨범이나 영화나 작품들은 거의 대부분 은혜스럽게 너무 뻔하고 잔잔한 구성으로 나옵니다.
물론 복음의 핵심이 내가 죄인임을 깨닫고 그런 나를 사랑하셔서 하나님께서 나를 구원하시는 것이긴 합니다.
그래서 그 은혜에 감격하여 기도로 준비한 찬양을 드리는게 듣고 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감동을 받게 합니다만, 대중문화에서 보아오던 그 퀄리티의 수준을 기대한다면 많이 아쉬울 따름이죠.
왜 댄스가수가 댄스로 찬양하지 못하는지, 랩과 락으로 찬양하는 퍼포먼스가 없는지, 복음으로 회심하는 내용의 영화는 왜 다 천편일률적인지...
(CCM 가수가 락으로 찬양하는 것과는 또 다른 차원입니다. 여기서는 일반 연예인이 회심한 이후의 퍼포먼스를 말하고 있습니다)
4. 다시 마마누요 이야기 입니다.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표인봉이라는 개그맨이 만드는 뮤지컬은 그가 예전에 보여주었던 그 퍼포먼스를 기대하게 만들었고 일반 대중들도 그런 기대를 품고 있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너무 순한맛으로 갔다고 해야 할까요?
좀 뻔한 구성으로 준비된 것이 아쉬웠습니다.
5. 마마누요를 보면서 예전 뮤지컬 [더플레이]가 생각났습니다.
더 플레이 역시 복음의 가치를 두고 만든 작품이었습니다.
하지만 직접적인 메시지 보다는 은유적인 표현과 누구나 공감할만한 에피소드들로 많은 사람들에게 웃음과 감동을 주었습니다.
이 작품은 한국뮤지컬 대상에서 최우수 작품상을 받기도 했죠.
주제를 드러내는 방식은 직접적으로 드러내기도 하고 은유 등을 이용해서 간접적으로 드러내기도 합니다.
두가지 다 장단점이 있고, 각각의 상황에 맞게 사용되기도 합니다.
개인적으로는 마마누요가 직설적인 화법보다는 좀 더 은유적인 방법을 활용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을 가져봅니다.
6. 성경을 소재로 창작뮤지컬을 만드는데 배우들이 직접 대사를 써야했고, 다 합쳐보니 러닝타임이 8시간이 되어서 룰렛으로 선택된 공연을 하자는 줄거리는 참 신선했습니다.
굉장히 재미있는 코미디극이 될 거란 기대가 있었는데요, 막상 극에서 나온 내용들은 씬 하나 하나가 다 구분되어 있어서 개연성이 하나도 없어 보였습니다.
그냥 나열식이라는 느낌이 들었구요, 그래서 룰렛이 돌아가고 주제를 선택할때 갈수록 지루해지기 시작했습니다.
언제 끝나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으니까요.
(러닝타임이 90분으로 되어 있는데 두시간이 훌쩍 넘어갔네요)
또한 하모나이즈와 마술공연은 그냥 쇼적인 구색맞추기가 아닐까 싶을 정도로 앞 뒤 연관성이 전혀 없었습니다.
'This is me'와 '촛불하나' 라는 곡을 부르긴 했지만 글쎄요, 가사의 내용 때문에 들어간 곡이란건 알겠지만 잘 모르겠네요...
마치 옛날 교회에서 하던 문학의 밤 행사를 무대로 옮겨 놓은 듯 했습니다.
성극과 중창 등 보여주기만 나열된 느낌.
차라리 강성진이라는 연출자가 하나의 극을 완성시키는 과정에서 좌충우돌 실수연발 에피소드들로 극을 연결시켰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연출자의 개입이 너무 없어서 스토리가 하나도 살질 않네요.
그리고 제목에 대한 부분도 있었는데요, 마마누요에서 메마르죠로 넘어가는 포인트는 좋았는데 마마뉴욕으로까지 그 흐름을 이어갔더라면 더 좋았을거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연출자가 '이번 공연의 제목은 마마누요는 발음이 어려우니 마마뉴욕으로 정한다'고 하고 뉴욕의 쇼적인 요소들을 집어넣고... 뭐 이렇게 했으면 더 재미있지 않았을까... 그냥 그렇다구요. ㅎㅎ
7. 좀 아쉬운 부분만 이야기 했는데, 장점도 충분히 많았습니다.
아담의 옆구리에서 예수님의 옆구리로 이어지는 장면이 특히 인상깊었구요, 노아의 방주에 도착하기 위해 아주 먼 곳에서부터 출발했을거라는 동물들의 이야기도 신선한 접근이었습니다.
성경책에서 글로만 읽어서는 잘 느껴지지 않았을 부분들에 대한 깊은 성찰들이 좋았습니다.
복음적인 내용을 이렇게 대놓고 이야기 할 수 있다는게 참 좋았구요, 몇몇 반응들을 보니 재미있었다는 후기도 보여서 안심이 되긴 합니다.
저만 재미없게 느껴진듯 합니다. ^^;;
하모나이즈의 퍼포먼스도 좋았구요, 무엇보다도 배우분들이 기도로 준비하고 공연에 임했다는게 느껴져서 너무 좋았습니다.
이번 공연을 통해 많은 사람들이 하나님의 복음을 듣게 되는 기회가 되었으면 좋겠네요.
이번 공연의 수익금은 월드쉐어에 기부된다고 하는데요, 많이들 보시고 후원에 동참해 주시면 좋겠네요.
여러가지 이야기들을 했지만 기독교 문화가 좀 더 발전하고 넌크리스찬들에게 복음의 기회가 많아지길 기도하는 마음으로 쓴소리를 했는데요, 공연을 준비하신 분들께 누가 되지 않았으면 좋겠네요.
이상 뮤지컬 마마누요 후기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