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펼치기 전에, 당신은 나쁜 놈들을 응원할 준비부터 해야 할 것이다.
제니퍼 에스테프(작가)
히어로는 왜 항상 선하고 빌런은 항상 악한가?
이 질문에 반기를 든 소설이 나왔습니다.
마블이나 히어로 영화를 보면 빌런들을 무찌르기 위해 히어로들이 도심에서 전투를 벌이는데 건물이 무너지거나 차량이 부서지고 사람이 다치는 등 엄청난 피해를 입습니다.
빌런이 사라지고 지구의 평화가 찾아온 뒤 그 피해를 입은 사람들의 보상은 어떻게 되는 걸까요?
영화를 보면서 쓸데없는 점들이 궁금했었는데 바로 이 의문점에서 시작한 소설이 <헨치> 였습니다.
이 작품의 설정은 굉장히 독특합니다.
슈퍼 히어로와 빌런이 드러내놓고 살아가는 시대.
헨치는 인력 센터의 중개로 빌런의 사무실에 파견되어 일하는 악당의 수행원들입니다.
프리랜서와 정규직의 구분이 있고, 현장직과 사무실 직원 등 다양한 업무가 있다는 점이 재미있네요.
주인공인 애나 역시 헨치로 일하고 있습니다.
프리랜서로 일하던 애나는 어느 빌런의 계약직으로 일하다 업무 능력을 인정받아 장기계약을 맺고, 현장 출동까지 하게 됩니다.
그 곳에서 빌런을 막기 위해 나타난 슈퍼콜라이더에게 다리뼈가 산산조각나는 심각한 부상을 당하게 되죠.
이 일로 해고되어 일자리는 없어지고 집세를 못내어 쫒겨나는 등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게 됩니다.
애나는 슈퍼콜라이더를 증오하게 되었고 데이터 수치화를 통해 히어로들에게 피해를 당한 사람들의 피해량을 계산하는 '부상보고서'를 작성합니다.
이 부상 보고서로 인해 애나는 최고의 빌런인 레비아탄에게 고용되는데요, 이 때부터 그녀의 진가를 발휘해 히어로들을 골탕먹이는 작전을 펼칩니다.
히어로들과 빌런들이 직업처럼 직원들을 고용하고 일한다는 설정도 특이하지만, 히어로들에게 피해를 당하고 반감을 갖고 있는 사람들을 이용해 나쁜 히어로들을 공격한다는 설정이 참 재미있네요.
히어로 중에서도 악한 히어로들이 있고 오히려 빌런이 착해서 정의를 심판한다는 내용이 기존의 전형적인 히어로물과 다른 차별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빌런인 레비아탄이 히어로들의 약점을 잡아 무너뜨리는게 정의구현을 하는 것 같아서 신선한 경험이었습니다.
책을 읽으면서 히어로들이 모두 착한 영웅들이 아니듯 나 역시도 좋은 집단에 들어가 있다고 좋은 사람일까?
이런 생각들을 하게 되었습니다.
결국은 한 사람 한 사람이 각자 선한 이유를 갖고 살아가야 된다라는 결론에 이르게 되는데요, 여러가지를 생각케 하는 질문들이 좋네요.
후반부로 갈수록 레비아탄과 슈퍼콜라이더의 대립이 본격적으로 진행되는데요,
왜 레비아탄이 슈퍼콜라이더에 집착하는지 그 비밀이 드러납니다.
그리고 히어로 무리에서 나온 퀀텀과 빌런의 동맹.
빌런 못지 않게 성장하는 애나의 활약상
'그림 없는 만화책 같은 소설'이라는 말이 딱 맞는 소설이었습니다.
왠지 시리즈로 나올 것 같은 열린결말도 좋았습니다.
흥미로운 설정과 머릿속에 펼쳐지는 이야기의 그림들이 영화처럼 전개되는 아주 재미있는 작품이었습니다.
[해당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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