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씩 우리는 왜 사는지, 살아가는 이유에 관해 존재론적 질문을 던지곤 합니다.
이 세상에 커다란 업적을 남기기 위해서, 또는 신이 창조한 피조물 중의 하나로서, 아니면 나 자신이 아무런 가치가 없다고 느낄 때도 있습니다.
이런 생각이 드는 건 사춘기 시절 자신의 존재를 인지하면서부터 시작되죠.
여기 이 질문을 던지는 두 청년이 있습니다.
언제나 활발하게 사람들을 이끌고 리더십을 발휘하는 유스케와 조용하게 유스케를 지켜보는 도모야.
<죽을 이유를 찾아 살아간다>는 이 두 주인공의 학창시절부터 성인이 되어서까지의 긴 여정을 함께 지켜보며 '대립'과 '관계'에 관해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먼저 이 작품의 배경이 되는 '나선 프로젝트'라는 것에 대해 말해야 될 것 같네요.
이 프로젝트는 SF, 역사, 미스터리, 순문학, 엔터테인먼트 등 각 장르에서 활약하는 소설가들이 각자의 방식으로 같은 주제에 대해 말하고 있는 기획입니다.
총 8편의 장편소설이 출판된다고 하네요.
크게 두 가지 룰이 있는데요, 첫 번째 룰은 작품 테마가 '대립'이라는 점입니다.
모든 작품에는 산족과 바다족이라는 부족이 등장합니다.
물론 가상의 부족인데요, 이들 부족의 역사가 전 작품에 걸쳐 그려지고 있습니다.
두 번째 룰은 모든 작품이 다른 시대를 무대로 삼고 있습니다.
이 소설은 일본의 '헤이세이平成 시대(1989년~2019년)'를 배경으로 하고 있습니다.
이 시대를 산 젊은이들은 '경쟁'이 아닌 '공생', '넘버원'이 아닌 '온리원'을 꿈꾸는 풍조 속에서 자랐다고 하죠.
사회가 대립의 요소를 제거해 버린 시대였죠.
그래서 대립을 통해 목표를 발견하고 전진해 나가는 유스케는 그토록 삶의 의미를 찾아 헤매인게 아닌가 합니다.
처음 시작할 때는 유리코라는 간호사의 이야기로 시작해 각 챕터별로 다른 등장인물이 나와서 단편으로 된 성장소설인가 생각했었는데요, 책장을 넘길수록 하나의 거대한 이야기가 완성되고 있어서 끝까지 재미있게 볼 수 있었습니다.
특히 처음과 끝을 하나로 완성시키는 설정과 주인공의 첫인상이 이토록 완벽히 다르게 변한다는 점에서 작가의 놀라운 재능을 볼 수 있었습니다.
후반부, 도모야와 유스케가 장로의 셰어하우스에서 만나는 장면부터는 작가의 철학이 폭발하며 이 작품의 진가를 확인 할 수 있습니다.
<죽을 이유를 찾아 살아간다>는 '사는 이유를 찾아 살아간다'는 말의 반의어로 이 시대를 살아가는 젊은 청춘들의 고민을 함축적으로 보여주고 있는 듯 합니다.
마치 하루하루를 치열하고도 처절하게 살아가지만 정작 그 '이유'를 찾지 못한 채 방황하는 젊은이들의 모습을 역설적으로 이야기하는 것 같습니다.
우리는 과연 어떤 이유를 찾아서 살아가는 걸까요?
철학적 사색 없이 깃발만을 좇아 맹렬히 돌진하는 유스케를 바라보며 잠시 나 자신을 돌아봅니다.
소설적 재미와 더불어 존재론적인 질문도 던지는 작품.
꼭 한번 읽어 보셨으면 합니다.
[해당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가자, 아프리카로! - 왜, 아프리카인가 (0) | 2022.04.12 |
---|---|
누가 이 가족 좀 말려주세요 - 83년째 농담중인 고가티 할머니 (0) | 2022.04.10 |
탄소중립시대 혁신적인 도심항공 모빌리티의 미래 - UAM (0) | 2022.03.31 |
재판에서 가려야 하는 건 정의인가, 진실인가! - 완전 무죄 (0) | 2022.03.23 |
세상이 필요로 하는 행복한 공동체를 꿈꾸며 - 피로교회를 넘어 필요교회로 (0) | 2022.03.20 |
댓글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