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더블린의 평균 행복도를 수직 낙하시킨
파멸의 가족을 소개합니다.
83세 할머니라...
제목과 표지를 보는 순간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이 생각났습니다.
그 할아버지가 크게 히트를 친 이후에 핵을 들고 도망치기도 하고 (핵을 들고 도망친 101세 노인)
<감옥에 가기로 한 메르타 할머니> 등 비슷한 장르의 소설들이 많이 나왔죠.
이제는 할머니, 할아버지가 등장하는 소설들은 어느 정도 재미를 보장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처음에는 또 한명의 할머니가 등장하는 아류작이 아닐까 생각했었는데요,
막상 읽어보니 앞선 노인분들을 능가하는 막강한 능력을 가지고 계신 분이셨습니다.
그건 바로 그 어떠한 상황에서도 농담을 던질 수 있는 능력이었습니다.
그런데 이 능력은 밀리 할머니 뿐만 아니라 더블린의 고가티 가족의 혈통인 것 같았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보면 <83년째 농담중인 고가티 할머니>라는 제목은
독자들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한 좋은 제목인 반면,
고가티 가족의 한바탕 대소동을 그린 이 소설을 절반도 표현하지 못한 아쉬운 제목이기도 합니다.
이 작품의 주요 소동이 고가티 할머니로부터 시작했지만
아들인 케빈의 바람과 손주인 에이딘의 일탈 역시 만만치 않게 화려하거든요.
삼대가 벌이는 요절복통 엉망진창 대소동이 재미있게 펼쳐집니다.
밀리 고가티 할머니는 마트에서 물건들을 슬쩍하는 절도죄로 경찰서에 잡혀와서
선처의 조건으로 도우미를 집에 들이는 것으로 협상을 하게 됩니다.
이후 집에 불이나고 도둑맞고 요양원을 들어가는데
거기서도 대탈출을 시도하죠.
케빈 고가티는 실업자인데 딸 에이딘의 학교 행정직원과 불타는 바람을 피우다 아내에게 딱 걸리고
집에서 쫓겨나게 됩니다.
에이딘 고가티는 가족과의 관계에서 질풍노도의 시기를 보내다 결국 기숙학교로 보내지고
거기서 어마어마한 대형사고를 친 뒤 학교를 탈출합니다.
그리고 이 모든 사건들을 하나로 엮어주는 또 하나의 주인공이 있으니,
바로 밀리 할머니의 도우미인 실비아.
과연 이 가족에게 무슨 일이 일어난 걸까요?
어떻게 보면 이 가족 참 콩가루 같은 집안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매번 사고를 치고, 사고를 당하고 서로 마음에도 없는 소리를 하지만
그래도 서로를 향한 끈끈한 가족애가 남아있기에 이 시련들을 잘 극복해 나갑니다.
작은 사고부터 대형사건까지 점점 갈수록 스케일이 커지는 이들의 행적을 따라가다보면
다음에는 또 어떤 사고를 치게 될까 걱정이 되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일을 해결해 나가는 모습에서 통쾌함과 따뜻함이 느껴지기도 합니다.
그래서 가족인걸까요?
아무리 지지고 볶고 싸워도
마지막 결말에 이르러서 서로 이해하고 화합하는 모습을 보며
이 우당탕탕 가족이 사랑스럽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소 장황한 설정으로 인해 본격적인 이야기가 중반 이후에 펼쳐진다는 아쉬움이 있지만
영화로 만들어져도 재미있을 것 같네요.
작가의 데뷔작이라고 하니 다음 작품도 기대가 되네요.
이 가족의 행복한 대소동이 궁금하시다면 읽어 보시길 권합니다.
* 약간의 욕설과 비속어가 난무하기에 읽으실 때 주의를 요합니다.
[해당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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