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번방의 선물] 이환경 감독님이 신작 [이웃사촌]을 가지고 돌아왔습니다.
사실 이 작품은 2018년 초에 촬영을 끝내고 개봉을 기다리고 있었는데 미투사건으로 사라질뻔한 영화였습니다.
다행히 이번에 무혐의로 관객들과 만나게 되었지요.
2년동안 묵혀있긴 했지만 촌스럽거나 어색해 보이진 않았습니다.
그만큼 이야기가 지닌 힘이 있어서 좋았습니다.
이야기는 누가봐도 고 김대중 대통령을 연상시킵니다. (때로는 YS도)
가택연금을 당하는 정치인과 그의 일거수 일투족을 감시하는 도청팀장과의 위험한 동거.
웃음기 싹 빼고 진지하게 등장하는 오달수의 모습이 약간 어색해 보일 순 있지만, 3년여간의 은둔생활로 조심스럽게 복귀하는 그에게는 어쩌면 적절한 복귀작이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진중하면서도 마음속 깊이 훅 들어오는 그의 대사 한마디 한마디가 심금을 울리네요.
정우 역시 이쪽 극단에서 저쪽 극으로 바뀌는 주인공의 심경 변화를 잘 표현해 내고 있습니다.
극장의 큰 화면으로 보니 그의 진정성 있는 연기가 훨씬 더 몰입감 있게 보이더라구요.
후반부의 대권과 이의식이 도청기를 통해 마주보며 이야기하는 장면이 아주 인상적이었습니다.
믿고 보는 조연들의 활약도 좋았는데요, 그중에서도 박철민의 연기는 단연코 최고였습니다.
웃음과 감동을 동시에 줄 수 있는 최고의 배우인것 같습니다.
영화의 가장 중요한 대사는 '식사는 하셨는가'가 아닐까 합니다.
한국인에게 밥이란게 대화의 물꼬를 트는 열쇠이기도 하고, 사람과 사람의 마음을 이어주는 다리와도 같은 역할을 하는데요, 이 작품에서도 무척이나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이의식이 사람들에게 물어보는 첫마디이자, 대권과 연결되는 중요한 물음이기도 하죠.
또 하나의 명대사는 '오늘은 행복한 날입니다!' 입니다.
슬픔과 기쁨이 교차하는 묘한 감정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이 대사는 직접 극장에서 확인하셔야 그 감동을 크게 느끼실 수 있습니다.
전작에서와 마찬가지로 이번 작품도 코믹과 감동을 적절히 잘 녹여내었습니다.
여러군데 빵빵 터지는 장면도 많았구요, 극장에서는 엄청 웃으시더라구요 ^^
다만, 러닝타임이 좀 긴듯하고 2/3 지점부터는 지루해지는 구간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여러 장점들이 단점을 덮는 명확한 구조로 기분좋게 극장을 나설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강점이 아닐까 합니다.
영화가 정치적 메시지보다는 가족간의 사랑과 이웃간의 우정을 표현하고 싶었다는 감독의 인터뷰처럼 평범한 사람들의 다양한 모습들이 보기 좋았습니다.
가슴 따뜻해지는 사람들의 이야기.
직접 만나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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